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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와 홍국영은 어찌보면

성격적으로나 정치적 행적으로 따져서

너무도 다른 점이 많은 두 사람입니다.

정조는 차분하고, 매사에 생각이 깊은 타입인 반면에

홍국영은 영리하지만 한편으로는 불같은 성격을 소유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런 두 사람이 한 시대에, 그리고 같은 목표를 위하여

손을 맞잡았다는 것은 어찌보면 참 불가사의한 일일 수도 있겠네요.

홍국영의 최후는 좋지 못했습니다.

유배살이를 하던 도중에 화병으로 죽었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의 야심을 다 풀지 못하고,

유배지에 갖혀서 그 성격으로 지내야 했다는 것 자체가

그에게는 힘든 일이었겠습니다.

정조는 왕위에 오르기 위하여 아주 어려운 과정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것은 자신의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죽음의 원인이 되는

노론세력의 방해가 많았기 때문이겠죠.

노론의 입장으로서는 정조가 왕위에 오른다면,

예전의 연산군처럼 원수를 갚는다는 명목으로

많은 대신들이 복수를 당하는 상황까지 생각했을 수 있습니다.

그들로서는 어떻게 해서 든지

정조가 왕위에 오르지 않기를 바랬을 것이고,

왕이 된 후에도 많은 견제를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때 정조에게 꼭 필요한 인물은 자신을 대신해서

노론과 맞서 줄 아주 용기있고 지혜로운 신하가 필요했겠죠.

그 인물이 바로 홍국영이었던 것입니다.

정조와 홍국영은 마치 친구와도 같은 막역한 사이였다고 합니다.

정조를 해치기 위한 노론대신들의 음모가 잇달았고,

확실하지는 않지만 지금도 노론들의 정조암살계획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노론들의 위협에서 벗어나서 신변의 안정을 찾기 위하여

홍국영에게 막강한 권한을 주었고,

홍국영은 이를 기뻐게 받아들여서

정조를 만나기 위해서는 정승 대열의 신하까지도

몸에 부적절한 물건이 없는 지 조사를 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렇게 홍국영은 정조를 위한 충실한 신하였으나,

많은 대신들은 정조보다도 오히려 더 기분 나쁜 존재가 홍국영이 되었겠죠.

나중에 홍국영의 여동생이 정조의 후궁으로 들어갔다가,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려서 홍국영과 함께 귀양살이를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상황에서는 정조를 위하기 보다는

홍국영의 야심이 너무 컸던 것이 문제가 되었겠죠.

하지만 정조가 초반에 자신의 왕위를 굳건히 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공신은 두 말할 필요없이 홍국영이었습니다.